그분의 사고방식에 대한 아내의 추론 +@

아내는 모 컨설팅회사를 다닐때 그분이 회장을 역임하신 H건설을 컨설팅해준 적이 있단다. 우리나라 최고의 건설회사라고 인식되는 그 회사의 내부를 들여다보면서 아내가 정작 놀랐던 것은 기획 및 전략 파트의 기능이 거의 전무했다는 점이었단다. 전략이고 마케팅이고 뭐든 것을 회장님의 입만 바라보고 있던 상황이었고 부서의 기능은 회장 님의 뜻을 분칠해주는 기능이었던 것이다. 사내에 부서간 협의 문화는 전무했고 오직 예스맨만이 상층부에 포진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수의계약으로 길들어진 조직문화였다. 수금 가능성과는 무관하게 짜웅을 바탕으로 무조건 밀어부치는 문화는 중동지역으로부터의 수천억의 미수금을 만들었고 H 건설의 부도로 이어진다. 기본적인 머리가 있다면 이렇게 상황을 악화시키지 않을 것이라 개인적으로 생각했고 이해가 되지 않는 측면이 있었는데 아내의 추론을 듣고 아하하며 무릎을 쳤다.  이런 조직에서 삼십년간을 지내왔다면 협상의 득실을 치밀하게 따져보는 분석이라는 사고방식은 아예 그분과는 어울리지 않는 방식이었던 것이다.  어쩌나, 70년대식 지도자를 다시 모시면 70년대식 고성장이 다시 올줄 알았는데 여기 저기 파열음만 들려오고 있다. 다시 거대한 병영스타일로 국가를 이끌어나가는 그분을 보며 우리사회가 또다시 값비싼 수업료를 치루고 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 판단컨데 그분은 이제 50년대 출생자(이전 포함)의 퇴장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 이 세대의 주장을 간단히 축약하면 '내가 이렇게 해왔더니 이렇게 되더라 그러니 너희들도 군말없이 이렇게 따라라'이고 그에 어울리는 지도자를 우리는 갖게 되었고 그분이 이끈 결과를 우리는 요즘 신속하게 느끼고 있다.  산업의 발전속도는 너무나 빠르고 과거의 기술과 경험은 빠르게 obsolate되어간다. 3년전 경영대학원에서 배운 지식이 거의 쓸모없게 되어가고 있으니 그 속도를 미뤄 짐작할 수 있다. 이제 boss를 택하는 criteria는 flexibility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빠른 사고와 주변 지식 통합흡수능력, communication 능력을 갖추어야 된다. 기본적으로 50년대와 그 이전세대들은 남들과 소통하는 법을 모른다. 값비싼 수업료를 치루고 있으니 이제 빠르게 60년대생들로 리더쉽이 곧 이양될 것이라 본다.  하지만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그들의 뒤에는 치열한 경쟁속에서 대한민국 최초로 서구와 부분적으로나 맞짱을 뜰수 있는 지식과 언어 실력을 갖춘 70년대생들이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고도 성장세대의 바통을 이어받아 나름대로의 역할을 할 것인지 아니면 실력을 갖춘 뒷세대에게 비토받아 빠르게 쓸쓸히 사라질 것인지는 60년대생 그들에게 달려있다.

by 붕어가시 | 2008/06/08 22:21 | 잡상 및 낙서 | 트랙백 | 덧글(4)

새 생명

지난 5월동안 일본 도쿄와 캄보디아 프놈펜을 아내와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아내가 아기를 가졌습니다. 수많은 일들이 동시다발적으로 터져 정신이 없습니다. 조금 제 자신을 수습한 후 차분히 이글루를 둘러봐야겠습니다.

지적 35 체적 50 영적 80

by 붕어가시 | 2008/05/26 21:44 | 잡상 및 낙서 | 트랙백 | 덧글(11)

2008 Global Marketer of the Year 수상

무대 상단 거대한 스크린 위에 제 이름이 뜨고 형형색색의 스포트라이트가 제 얼굴을 비춥니다. 어찌할 바를 몰라 가만히 앉아 있는데 주변에서 악수와 더불어 등을 떠밉니다. 성장을 한 200명의 각국 최정예 멤버들이 모두 기립해 저에게 박수를 치고 있습니다. 약간은 멍한 상태로 올라가니 키가 190센티는 넘을 듯한 글로벌 총대장님께서 트로피를 들고 환하게 웃고 계십니다. 트로피를 받아 들고 도열한 최고 경영진들과 기념사진을 찍습니다. 총대장님께서는 제 등을 떠밀면서 소감을 말하라고 합니다. 전 이렇게 말했습니다.  " 이 상은 초등학교 때 이후로 가장 큰 상이다. 도와준 아시아 퍼시픽 지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  다시 한번 기립박수가 이어지고 제 눈가에는 이슬이 맺힙니다. 에스코트를 받으며 단상에서 내려오니 평소에 저를 거들떠도 보지 않던 각국 간부들이 저를 둘러싸고 축하인사, 포옹, 악수, 키스를 건넵니다. 제 이메일은 세계 각국 동료로부터 날아온 축하 메일로 꽉 차 버렸습니다.

인생을 살면서 가장 기쁜 날 중 하나일 듯 싶습니다. 바르셀로나 힐튼호텔에서 전 샐러리맨으로서 혹은 마케터로서 최고의 희열을 느꼈습니다.   이 영광을 부모님과 사랑하는 아내에게 바칩니다.  내일 아침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해 귀국하자마자 꼭 김치치개를 먹을 겁니다.


지적 46  영적 85  체적 50 

 

 

by 붕어가시 | 2008/04/19 00:32 | 기타 경영관련 | 트랙백 | 덧글(18)

결혼 생활 2개월 결산

남자

What he earns

  • 주말 대화 상대
  • Finance 부분 지식 조력자
  • 오페라,영화 등 각종 문화 생활 동반 관람자
  • 와인 및 각종 음주가무를 사심없이 같이 즐기는 사람
  • 결혼 반지와 IWC 시계
  • 논현동 신혼집
  • investment banking, consulting, 코넬, 미시간, 고대 경영대, 그리고 로펌 변호사 인맥
  • 미래 나의 아이(들)의 엄마

 

What he loses

  • 축구 시청
  • 자기 삶을 되새김질할 시간
  • 여성은 48kg이라는 환상
  • 혼자서 영화보기
  • 혼자서 스파게티 집에 가서 먹기
  • 혼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용돈의 액수
  • (뭔가 더 있을것 같은데..)

여자

What she earns
What she loses
  • 목요일에 직장 관두고 사촌여동생과 발리로 놀러가서 물어보지 못했음. 심심하면 깔아뭉갤(?) 상대가 있어서 행복할 것 같은데..

아직은 얻은 게 더 많습니다 그려.

by 붕어가시 | 2008/03/30 13:03 | 잡상 및 낙서 | 트랙백 | 덧글(9)

Brisbane, Australia

상하이 출장에 이어 호주 브리스베인 출장에 나섰다가 이제 다섯시간만 있으면 귀국 비행기를 탄다. 샌프란시스코를 연상시키는 아름다운 도시인데 매우 안전하며 한국인 유학생도 꽤나 많은 듯.  그젠 강변에서 킹크랩을 먹어가며 와인을 한잔하고 있는데 불꽃 놀이를 해서 뜻하지 않은 눈 호강을 했다.  마지막 PT에 대한 다국적 colleague들의 반응이 매우 열광적이어서 보람있었던 일주일 간의 출장이었다. 저녁이면 한국에서 여전히 일할 거리가 이메일을 통해 쏟아져 들어와서 호텔 반경 1km를 벗어나진 못했지만 아쉬움이 없는 것은 아내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일거다. 사실 아내만큼이나 김치찌게도 절실하긴 하지만.  

by 붕어가시 | 2008/03/10 00:30 | 잡상 및 낙서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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